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이다. 어르신들에게 긴 겨울이 반가울 리 없을 것이다. 날씨와 관계없이 평소 허리통증이 느껴지다가도 안정을 취하면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척추불안정증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 불안한 척추는 바로 사상누각인 것이다.
척추불안정증이란, 나이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뼈와 뼈 사이를 붙여주는 디스크와 인대, 후관절 등이 퇴화되면서 척추를 잡아주는 힘이 약해져 척추가 흔들거리는 증상을 말한다. 원래의 자리에 있지 못하고 서서히 미끄러져 내리는 현상이 여러 부위에서 진행되면서 척추가 움직일 때마다 지나치게 덜렁거리고 흔들거려서 통증을 유발시킨다. 결국 척추뼈 마디 배열이 불안해지게 되고,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척추뼈 마디가 밀려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게 된다. 즉, 척추뼈가 과다하게 움직여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는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 또 다른 퇴행성 척추질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척추불안정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척추불안정증 환자의 경우 대부분 다리 쪽 신경을 압박한다. 발병 초기에는 주로 허리와 엉덩이에 통증이 생기고,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지를 못한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뒤로 젖히는 것도 힘들고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이 하체로 내려와 다리가 아프거나 저려 제대로 걷지를 못하게 된다. 불과 몇 십m만 걸어도 통증이 심해져 쉬어야 한다. 또 오래 누워 있으면 극심한 요통으로 숙면이 힘든 경우도 있다.
만일 척추불안정증 초기증상이라면 신경치료를 하고 척추근력을 강화시켜주는 근력강화 운동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운동을 통해 척추를 지지해주는 근육이나 인대를 튼튼하게 해주고 척추불안정증으로 인한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면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허리 근육 강화 운동법, 약물 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시도해도 효과가 없거나 환자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요통이 심할 경우에는 ‘척추고정술’을 고려해야 한다. ‘척추고정술’은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뼈를 고정시켜주는 시술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통을 신경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통증이 하체로 내려와 다리가 아프거나 저려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신체 마비를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허리통증과 엉치통증이 느껴진다면 ‘척추불안정증’을 의심해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창원 the큰병원 이동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