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남·45)씨는 조금만 걸어도 허리, 다리가 아파서 걷다 주저앉기를 반복한다. 밤마다 종아리가 당기고 아파서 밤잠을 설치다 병원을 내원했다. 이씨는 허리 디스크가 아닐까 하는 나름의 자가진단을 내리고 병원에 왔는데, 척추관협착증이라 하니 병명에 낯설어 하는 모습이었다.
척추관협착증, 주로 40대 이후 많이 발병하며, 50대에 가장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이씨와 같이 극심한 통증으로 허리를 바로 펴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엉치부터 다리, 발끝까지 저리고 시려 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와 증상이 거의 같게 나타나는데 디스크처럼 급격하거나 우발적인 사고에 의해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뼈, 인대, 근육 등이 퇴화되면서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허리 통증을 흔히 동반한다. 두꺼워진 인대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는 탓으로 통증이 엉덩이부터 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디스크 변성과 함께 뼈, 인대 등이 자라거나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진 상태다. 그래서 어느 부위가 좁아졌는가에 따라 척추관협착증이라 부르기도 하고, 추간공 협착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선천적인 협착증과 후천적인 협착증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인 경우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의 모든 구간이 좁은 것으로, 그 자체가 병적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추간판 탈출증이나 후천적 협착이 조금만 진행돼도 아주 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후천적 협착증은 척추관 전체가 좁지 않고 일부분만 군데군데 좁아진다. 이럴 때는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를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좁은 부분을 깎아 척추관을 넓혀주는 ‘미세현미경 감압술’을 한다. 미세 현미경 감압술의 방법은 미세 현미경 레이저 디스크 절제술과 비슷하다. 먼저 피부를 2cm가량 절개하고 근육을 견인해 후궁을 노출시킨다. 그런 다음 현미경으로 병변 부위를 확대해 보면서 척추 뼈 일부와 황색인대의 일부를 제거한다. 그래서 척추신경근이 노출되면 신경근을 젖히고 디스크를 잘라내게 되는데, 미세 현미경 척추관 감압술은 바로 이 디스크 절제 단계 이전까지의 과정과 동일하다. 즉 자라나온 뼈와 인대를 제거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것이다.
이같이 퇴행성 질환은 평상시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거나 하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그만큼 척추에 부담을 줘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킨다. 올바른 자세와 무리한 동작을 삼가며, 체중조절 등 일상생활 속 습관부터 하나씩 살펴봐야겠다. (창원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