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나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아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으로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의 마음은 어떨까. 꼭 수술을 해야 하나? 수술하면 다 나을까? 척추 수술은 잘못하면 하반신 마비가 된다고 하는데 등등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는 마음이며, 수술이 끝나고 회복돼 퇴원할 때쯤이면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옛날처럼 수술하고 몇 주를 꼼짝 못하고 절대안정을 취하는 경우는 없다.
모든 것이 하루하루 다르게 발전하는 이 시대에 척추 수술 또한 새롭게 변하고 변한다. 이전에는 접근하지도 못했던 병변 부위를 아주 손쉽게 수술하고 수술 전에 허리 다리 통증으로 바로 눕지를 못했는데 수술 후 불과 몇 시간 후에는 똑바로 걸을 수가 있다. 수술 전날 병실에 누워 잠을 청하나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필자가 척추 수술을 하는 의사이지만 몇 년 전 목 디스크로 수술을 받았다. 병실에서 이동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향할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왜냐하면 수술을 해줄 동료 의사를 믿었고, 큰 문제가 없는 수술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한숨 자고 나온다는 생각으로 수술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동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향하는 환자의 마음은 다양하리라 생각된다. 수술실에 도착해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 환자의 반응은 여러 가지다. 대부분의 환자가 막연한 미래의 시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담담해진다고 한다. 법 없이도 잘 살아왔을 것 같은 환자는 알지 못하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린다. 이유를 물어보면 이유가 없다. 어떤 환자는 두려움을 잊고자 계속 질문을 한다. 수술 침대에 눕기 전 환자의 마음은 수만 가지일 것이다.
수술을 하는 것은 의사이지만 이에 대한 마음의 격려 또한 의사의 몫이다. 수술실 앞에서 가족과 헤어지며 가족이 하는 말 한마디에 용기를 가진다. 수술실에서 마취하기 전에 들리는 잔잔한 음악으로 두려움을 다스린다. 의사는 수술 전에 환자와의 충분한 면담으로 환자로 하여금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을 맡기고 내 생명을 쥐고 있는 사람이 의사이기에 믿을 수밖에 없지만 의사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믿어준다면 이 또한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받자. 척추 수술은 암 수술처럼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척추 수술은 원하지 않으면 수술실 앞에서도 발길을 돌릴 수 있다. 통증으로 몇 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기보다는 두려움 없는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실로 향할 때가, 또한 담당 의사를 믿었기에 수술을 결정한 것처럼 수술 후도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수술실로 간다면 수술 후의 결과도 당연히 좋을 것이다.
김경범(창원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