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은 모가 나지 않은 둥근 돌로 얼핏 보면 비슷하게 생겼다. 처음부터 둥글진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뾰족한 날카로움이 둥글게 다독여졌고 파도라는 시련에 여러 번 생채기를 입었다. 만남과 이별을 수없이 반복했다. 뾰족함보다는 둥글게 맞물려 살고 싶었다. 몽돌을 소재로 꾸준히 작업을 해온 정동근 작가가 the큰병원 숲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몽돌에 반했고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몽돌은 그에게 199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의 영예를 가져다준 소재이기도 하다. 정 작가가 몽돌에 반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해변에 놓인 둥근 돌, 강가에 자리 잡는 매끈한 돌은 모두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르다. 마치 인간세상을 보는 것 같다. 물결과 바람 등 어떤 자연의 영향에도 순응하고 그 자리를 지키는 해변의 몽돌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동근 작 "無心-DREAM1205" 또한, 몽돌을 그리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끝없는 작업이라고 고백했다. 정 작가는 항상 여백 없이 캔버스에 몽돌을 채우곤 했는데 몇 년 전부터 여백을 만들었다. "無心(무심)-DREAM" 시리즈다. 큰 기둥,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 정체 모를 하얀 기운 등이 여백을 대신했다. 몽돌은 지극히 사실적이지만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꿈속의 꿈 같다. 이에 정 작가는 "몽돌을 제외한 모든 형상들은 꿈을 상징하는 것들이며 이것은 나 자신을 지탱하는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적인 것과 비사실적인 것, 몽돌과 꿈, 서로 다른 궤적이지만 그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변함없이, 꾸준히"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여는 행사는 8월 1일 오후 6시 30분. 전시는 8월 31일까지. 문의 055-270-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