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5]낭만캠핑, 척추는 피곤하다
주5일 근무제에 이어 주5일 수업제까지 도입되면서 캠핑 인구 120만 시대를 맞았다. 요즘은 캠핑용품 보온장비의 진화로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사계절 내내 캠핑 시즌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캠핑이 필수 체험학습으로, 중장년층에게는 옛 추억이 돋는 재미를 선사한다. 덩달아 고가의 캠핑 장비를 수집하는 ‘글램핑족’으로 불리는 귀족 캠핑족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진정한 캠핑 고수라면 장소와 방법에 대한 노하우 뿐만 아니라 캠핑건강에 대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TV 1박2일 프로그램을 보면 실외 취침을 한 출연자들이 더 피곤해 보인다. 이는 야외 취침을 하면 불편한 잠자리로 인해 허리와 어깨, 목 등 통증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 취침의 가장 큰 적은 ‘온도변화’와 ‘취침자세’이다. 대부분 캠핑여행은 산과 계곡, 바다 등에서 이뤄지는데, 이러한 캠핑 장소는 밤이 되면 한여름에도 쌀쌀함을 느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허리 주위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이 때문에 척추와 추간판을 보호해야 할 근육이 오히려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되어 허리 통증이 생긴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허리 근육의 온도가 내려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또다시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일반 여행과 캠핑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잠자리다. 야외에서 취침 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몸이 결리고 쑤시는 증상이다. 이는 허리와 바닥과의 공간이 생겨 기본적인 척추의 S자세가 올바르게 유지되지 못해 허리에 요통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요통 환자들은 푹신한 바닥을 준비하는 것이 좋고, 온도 변화로 인해 굳게 되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침낭이나 담요를 준비하고, 감기 걸리지 않도록 단열과 습기 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외에도 목통증은 달라진 베개의 높이 차이와 쿠션으로 인해 생길 수 있으므로 단단한 3~4㎝의 적당한 베개를 사용하면 통증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엎드려 자는 것도 피해야 할 자세이다. 엎드려 자면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지게 되어 목과 허리에 압력을 주게 된다. 얼굴을 하늘을 향해 똑바로 하고 양발은 쭉 펴 어깨너비로 벌리고 양손을 몸에 가볍게 붙인 자세로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갑자기 윗몸을 일으키면 허리 근육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몸을 비스듬히 해서 바닥에 한쪽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또 몸을 한쪽 옆으로 돌려 누운 다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일어나도록 한다.
만약 허리나 목통증이 생기면 냉찜질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1~2주 이상 통증이 계속된다면 만성 요통이나 급성 근육통, 심할 경우 디스크 탈출증 등을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건강한 캠핑으로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 가득한 순간이 되길 기대한다.
(창원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