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을 크게 구분하면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와 관련된 수술, 척추 뼈와 관련된 수술, 척추 뼈를 지탱하는 인대와 관련된 수술, 마지막으로 척추 신경과 관련된 수술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재발이 있을 수 있는 수술은 디스크와 관련된 수술뿐이다. 목에서부터 꼬리뼈까지 척추 뼈 마디 사이에는 디스크라는 물질이 있어 여러 가지 기능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디스크 질환이다. 목 디스크 탈출증, 흉추부 디스크 탈출증, 허리 디스크 탈출증이 대표적이다.
이 중 재발이 있는 것은 허리 디스크 탈출증뿐이다. 조금 더 크게 보면 척추와 관련된 수술 중 재발이 있는 수술은 허리 디스크 수술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허리 수술을 하고 나면 재수술을 많이 한다고 수술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수많은 척추 수술 중에서 제일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 허리 디스크와 관련된 수술이라 이러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척추 뼈가 어긋나 신경을 누르는 척추 전방 전위증은 척추 뼈를 정상적인 배열로 맞추기 때문에 재발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에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눌러 다리 저림 등의 여러 가지 임상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척추강 협착증 수술은 증상의 원인이 되는 이 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인데 제거된 인대는 다시 자라지 않기 때문에 재발이 될 수 없다.
그러면 왜 허리 디스크 탈출증 수술만 재발이 있을까? 디스크 탈출증이라는 것은 섬유테가 찢어져서 알맹이에 해당하는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인데 허리 디스크 수술은 튀어나온 수핵과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비정상적인 수핵의 일부만을 제거한다. 탈출되는 수핵을 모두 제거해버리면 재발이 없으나 척추뼈 사이의 간격이 좁아져 허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므로 이 세계의 어떠한 척추 의사도 허리 디스크 수술 시에 수핵을 모두 제거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수핵을 남겨서 허리 디스크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게 하려는 것이다.
허리 디스크 수술 후 재수술이라는 것과 또 수술한다고 하는 것은 다르다. 재수술은 동일한 부위에 수핵이 다시 튀어나왔을 때다. 예로 제4-5요추간의 우측으로 허리 디스크 탈출증 수술을 실시했는데 다시 그 부위에 디스크가 탈출되어 수술을 할 경우 재수술이지만 시간이 지나 제5요추-제1천추간의 좌측으로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돼 수술을 하게 될 때 이는 재수술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 주위에서 볼 때 수술을 했는데 또 수술을 하게 되니 재수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척추는 한 번 수술을 하면 재수술을 많이 한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척추 수술은 재발이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 환자분들을 만날 때면 재발과 재수술은 다른 것이며, 재발은 허리 디스크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관리만 잘하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나 한 분 한 분 붙잡고, 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창원 the큰병원 김경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