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된 폭설에 영하 10도 이하라는 기상예보, 지금 대한민국은 꽁꽁 얼었다. 가뜩이나 날씨가 추워 온몸이 뻣뻣한 상태인데 빙판길 위를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빙판길 낙상은 누구나 당할 수 있고 젊은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하이힐과 부츠로 아름다움을 뽐낸 겨울패션은 핫(hot)하기만 하다. 하이힐을 신는 이유는 키가 커 보이면서 종아리를 예쁘게 보이려는 아름다움의 욕구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젠 하이힐이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발 벗어”라면서 개그콘서트에서 남성의 하이힐로 불리는 깔창 개그는 이미 시대를 반영하는 트렌드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공감을 준다. 깔창 하나로 모든 신발을 키높이 구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남성들에겐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높이는 1~2㎝가 대부분이지만 5㎝가 넘는 것도 있다. 이쯤 되면 남성도 신발을 신고 벗는 게 아니라 신발에 오르고 내리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 키높이 깔창이나 킬힐을 신는 순간 키는 커 보일지 모르지만 허리는 속으로 앓게 된다. 깔창의 사용이 과할 경우, 특히 오랜 기간 그리고 높은 깔창을 사용할수록 골반과 척추가 변형되어 요통과 디스크에 걸릴 확률이 높다.
발뒤꿈치가 위로 올라가면 몸의 무게 중심을 바로잡기 위해 반사적으로 허리에 힘을 줘 몸을 앞으로 내밀게 된다. 이런 자세가 오랫동안 굳어지면 허리부분은 앞으로 나오고 반대로 엉덩이가 오리엉덩이처럼 뒤로 들리는 척추전만증이 될 수 있다.
완만한 C자 곡선을 그려야 할 요추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척추전만증이 진행되면 요추 뒤쪽이 눌려 허리 통증이 유발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허리의 통증이 심해져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며, 오래 걸을 경우 다리가 저리거나 허리가 쑤시며 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척추뼈가 앞으로 나오면서 척추 뼈 내를 관통하는 신경 다발도 심하게 눌려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을 할 때 허리의 통증과 다리의 저림이 심해지기도 하며, 근육량이 남성에 비해 3분의 2 수준이나 적고 가사 노동시간이 긴 여성들에게서 흔히 보인다.
척추전만증의 초기에는 우선 보존적 치료, 보조기 착용, 운동치료, 인대 강화, 경막외 신경치료를 하며,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인 척추 유합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평소 4cm 이하의 굽이 있는 하이힐은 하루 2~3시간 이내로 신고, 오래 서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척추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평소 경직된 허리 주변과 골반 주위의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으로 굳어져 버리다 보니 오랜 시간 통증을 참다가 뒤늦게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아름다움과 건강함, 둘 다 가지길 바란다.
이동환(의창구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