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막바지 단풍구경을 갔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가벼운 타박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한 이모(69) 씨는 다음 날,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 내원하였다. 정확한 검사를 해보니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이었다.
일반적으로 산에서의 사고는 내려올 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늦가을에는 낙엽과 살짝 언 얼음 등이 위험하다. 이로 인해 뒤로 넘어져 엉덩이 부분이 땅에 닿는 경우 심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압박골절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이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주저앉아 변형되는 것을 말하는데,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에 따라 단순 근육통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벼운 외상일지라도 근육통과 비슷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느껴지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척추압박골절은 움직임이 많아 압력을 주로 받는 요추와 흉추에서 흔히 발생하며 증상 초기에는 다친 부위에 가벼운 통증 정도만 나타난다. 하지만 골절로 척추가 불안정하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골절로 인한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하면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게 변한다. 이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침과 같은 작은 충격에도 통증이 심해진다.
X-ray상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압박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할 가능성은 있지만, 초기에는 거의 확인이 잘 되지 않아 MRI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경미한 증상이라면 충분한 안정과 함께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간단한 치료로도 충분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중증도 이상의 압박골절인 경우라면 척추체성형술 등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체성형술은 갈라진 벽면을 시멘트로 보수하는 것처럼 골절이 일어난 척추 뼈에 인공뼈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로 피부 절개 없이 국소마취 후 특수주사바늘을 이용해 시술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여러 부위의 척추 뼈에 동시에 시술이 가능하며 시술시간이 20분 정도로 매우 짧고 부작용 또한 적어 고령의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노년기에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은 약해진 뼈가 원인이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통해 골다공증과 같은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예방이다.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미리 대처한다면 그 진행 속도를 완만하게 늦출 수 있으며, 산책, 자전거타기, 수영 등과 같은 지구력 강화 운동 위주로 꾸준히 한다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 뼈를 약하게 하는 흡연과 음주, 스트레스를 줄이고 비타민D가 부족하면 장에서 칼슘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하루 30분 정도의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 생성을 돕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창원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