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치료가 정답이다

사람이 아프면 귀가 얇아진다고 한다. 척추에 문제가 있어 여기저기 잘한다는 병원을 다니다 보면 아픈 당사자는 거의 반 의사가 된다.

어느 병원 또는 어느 한의원이 잘한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환자들은 서울이든 부산이든 불문하고 치료를 받으러 간다.

물론 그 전제는 어떻게 하든지 수술을 되도록 피하고자 함이다. 그렇게 여러 곳을 다니다 보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럼 정말 다행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좋아지는 쪽으로 자꾸 진행하기에 치료를 받아서 좋아지는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 스스로 좋아지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이다.

인터넷이나 주위 사람에게 귀동냥을 해 소위 병원 쇼핑을 하는 환자를 보는 의사의 입장은 참으로 답답하다.

어디를 가더라도 그 척추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같을 수밖에 없는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편한 방법으로, 조금 더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 호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발전되는 것처럼 척추질환에 대한 치료도 여러 가지로 발전되고 있다.

한 사례로 뼈가 어긋나 신경을 눌러 허리 및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질환은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수혈을 하면서 허리에 10㎝ 이상 큰 상처를 남기면서 뼈를 제거하고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이 정답이었으나, 지금은 배 쪽으로 접근해 작은 상처만으로도 수혈을 하지 않고 충분히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허리 디스크는 4~6주간의 보존적인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거나, 감각 이상 또는 마비 등의 신경학적 결손증이 있을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수술하지 않고도 허리 디스크를 완치할 수 있다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 당연히 환자의 입장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나을 수 있으니까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마련이다. 그렇게 해서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외래에서 본 환자 중에 한 분은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하자고 했으나 비수술적인 치료로 좋아진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또 자녀가 서울에 살고 있다고 창원~서울을 몇 차례 오갔지만 일시적인 호전을 보일뿐 여전히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참을 고생하다가 결국은 간단히 수술을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매스컴이니 인터넷에 나오는 이야기가 본인의 증상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같고 비수술적인 치료로 완치가 된다고 하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수술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과 그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되면 수술 후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김경범(창원 the큰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