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2-경남도민일보] 닥종이 위에 펼쳐진 무위자연
닥종이 위에 펼쳐진 무위자연
김학일 개인전 30일까지 창원 숲 갤러리
"옅은 먹색에서 짙은 먹색까지 이번 작품에는 먹색을 많이 사용했다"는 김학일 작가. 그의 말처럼 닥종이에 스며든 먹색의 깊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도 과장 없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흑백의 조화가 돋보인다. 김학일 작가는 '자연-감(自然-感)'이란 주제로 닥종이를 겹겹이 쌓아 그 위에 먹을 올리는 작업을 한다.
축축한 닥종이 여러 장을 겹쳐 두드리고 말리다 보면 재료 본연의 투박한 질감을 얻게 된다. 굳이 만져보지 않아도 딱딱한 질감이 느껴진다.
정이경 시인은 그의 작품을 보고 "표백되지 않은 한지에 저절로 생겨난 무늬는 파도치는 바다의 형상처럼 비친다. 그 속에 돌멩이 같은 작은 물체는 섬처럼 들어앉았다"고 했다.
김 작가는 "이전 작품과 달리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는데 공기의 순환과 공간감을 표현했다. 자연의 순리,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담고 싶었고 무언가를 채우기보다는 비우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창원 the큰병원 8층 숲 갤러리. 문의 055-270-0931.
김학일 작 '자연-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