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10-경남신문]건강칼럼 - B형간염환자 정기검진의 중요성
간은 상당 부분이 손상될 때까지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 불린다.
따라서 간에 이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일 때가 많아 평소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B형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평소 관리가 없다면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우리 몸속에 들어와서 잠복한 상태를 유지한다. 환자가 간염바이러스와 잘 공존하면 간염 없이 건강한 보균자의 상태로 살게 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바이러스가 증식해 활동하기 시작하면 우리 몸의 면역체제가 이를 알아채고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B형간염환자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만 골라서 공격하지 못하고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간세포를 공격함으로써 간의 염증은 지속되지만 바이러스는 완전히 제거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간세포가 파괴돼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 되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간암이 발생한다.
인체에 침투한 간염바이러스와 인체의 면역체계가 언제 어느 정도로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간이 심각하게 손상되는 시점이 1년 후가 될 수도 있고 10년이 넘을 수도 있다. 악화되는 시점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따라서 B형간염 보유자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최소 6개월마다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간기능검사, B형간염바이러스 활성화정도(DNA수치검사, E항원, E항체검사), 간초음파 검사, 간암표지자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일부 환자 중에는 기초적인 검사인 간기능검사만 받는 환자도 있는데 간기능검사는 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 정도를 알아보는 것으로, 몸이 약해져 있거나 오랜 기간 간염을 보유해 바이러스를 해롭게 인식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면 정상 소견이 나올 수도 있다. 때문에 정상 소견이 나왔다가 어느 날 상태가 이상해 확인해보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한 경우도 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B형간염 환자들 중 의사의 권고대로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의 B형간염 보유자는 7명 가운데 한 명밖에 되지 않는다. 또 한 번도 검사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는 사실을 보면,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B형간염의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적기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보통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B형간염 보균상태에서 바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시점을 확인한 후, 적절한 시기에 시작한다.
(이창재 창원 the큰병원 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