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경남신문] 건강칼럼-공황장애
건강칼럼- 공황장애
“백화점에 갔는데 갑자기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숨쉬기가 힘들고,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황장애로 진단받은 한 외래 환자의 얘기다. 공황장애는 심한 불안과 함께 다양한 신체증상들이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느끼지만 공황장애에서의 불안증상은 매우 심해서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한다. 공황장애는 이러한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이런 증상이 또 오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예기불안)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다.
공황발작으로 올 수 있는 증상들은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림, 급격히 빨라지는 심장박동 △발한(식은땀)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림 △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숨 막히는 느낌 △흉통이나 가슴의 불쾌감 △메스꺼움이나 복부 불쾌감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어 쓰러질 것 같음 △이인증(자기가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기로부터 분리, 소외된 느낌)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감각과민(감각이 둔해지거나 마비 오는 것 같은 느낌) 등이다.
이러한 공황발작은 백화점, 지하철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거나, 다리 위에 있는 경우, 버스나 기차, 자동차 안에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일상생활 중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심장내과나 소화기내과, 신경과 등에서 진료를 받고 신체질환(심, 폐질환, 위장장애, 뇌혈관질환 등)으로 오인돼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지속돼 오는 환자 중에서 공황장애로 진단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뇌의 불안중추 이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게 돼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공황장애 치료 시 주로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약을 끊으면 30~70% 정도 재발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증상들은 치료를 시작하면 점진적으로 호전되나 우울증, 조울병 혹은 다른 불안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예민한 체질이나 성격도 관련이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창재 창원 the큰병원 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