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2011.9.26]척추칼럼(수술만하면..
김경범 일반적으로 허리 수술은 4~6주간의 보존적인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거나,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 직장생활 또는 기본적인 활동을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프거나 신경손상에 의한 감각이상 마비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있을 때 수술의 적응증이 된다. 객관적인 검사 및 충분한 설명 후에 수술을 결정한 환자의 마음은 어떨까? 수술을 하다가 못 깨어나면 어떡하지, 허리 수술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수술하고 하반신 마비가 되면 어떡하지, 수술하고도 계속 아프다고 하던데 등 여러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수술을 결정하고 나서 느끼는 이러한 걱정은 수술이 가까워오면 “곧 수술만 하면 모든 것이 정상이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다. 물론 수술이라는 치료방법은 환자의 고통을 들어주는 좋은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을 한다고 해서 이전의 상태로 100% 회복되지 않는다. “수술을 하고 나면 완치가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중고차를 새 부품으로 다 교환한다고 해서 새 차라고는 하지 않는다. 즉 나빠진 상태에서 100% 건강한 상태로는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새 부품으로 다 교환한 자동차는 새 차와 같은 성능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수술 후 관리만 잘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수술 후의 통증은 수술 후에 바로 없어져야 하지만 수술 전의 당김이나 저림, 감각 이상, 특히 마비는 일정시간 지나야지만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다. 수술만 하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원상태로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은 수술 전의 통증이 심한 환자의 바람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수술로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제거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회복돼 일상적인 활동에 이상이 없을 정도까지 호전이 된다. 수술 전 환자의 바람이 큰 이유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수술만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수술이라는 치료법은 환자 스스로 회복하는데 도와주는 보존적인 수단일 뿐 궁극적인 것은 환자 스스로가 호전되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수술이 100%의 치료법이 아니라 수술은 환자가 좋아지기 위해 50% 정도만 관여할 뿐 나머지 50%는 수술 후 관리이다. 하지만 환자에게 “수술을 하셨으니까 관리 잘 하세요”라는 말은 무책임하다. “어떻게 관리해야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환자의 일상적인 활동, 직업 등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 탈출증으로 미세 현미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을 받은 환자에게 “2주간 화장실 이외에는 앉지 마세요” 등의 구체적인 상황까지 수술 후 교육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술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하지만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이 되면 수술을 하고 적극적인 수술 후 관리를 통해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창원 the큰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