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풍성한 한가위다. 추석이면 우리는 귀경을 위해 장시간 운전하고, 차례상 준비로 평소보다 더 많은 가사를 한다. 그러고 나면 누구나 겪는 허리 통증. 허리를 숙이고 한참 동안 일하고 난 뒤 몸을 펼 때 대부분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장시간 앉았다가 일어나면 허리가 바로 펴지지 않고, 심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허리 숙이기가 힘들다.
이렇게 허리가 아프면 어디가 문제인지 걱정부터 앞선다. 혹시 내가 디스크 탈출증인지 아니면 변성증인지? 허리통증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 대해 시원한 답변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먼저 척추를 구성하고 있는 것 중에 뼈와 뼈 사이에 디스크라는 물렁뼈가 있다. 이 디스크는 알맹이 부분에 해당하는 수핵 주변을 감싸고 있는 껍질인 섬류테라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 보통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프면 허리 디스크라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는 ‘허리 디스크 탈출증’을 의미하는데 이는 섬류테가 찢어져 안에 있는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눌러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디스크 변성증’이라는 질환은 디스크 모양은 그대로이나 수핵의 빠른 퇴행성 변화로 인해 요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 변성증은 퇴행성 질환으로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허리 통증으로 앉아 있는 것이 힘들고 특히 아침에 허리가 아파서 허리를 숙이지 못하고, 앉았다가 일어서면 허리를 바로 펴지 못해 엉거주춤하게 있다가 허리를 펴게 된다. 하지만 서서 보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통증이 심할 때는 꼼짝 못할 정도로 허리가 많이 아프지만 증상이 없을 때는 일상적인 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병원에 내원할 때쯤에는 상당히 많이 진행된 상태가 되어 있다. 허리 디스크 변성증은 오로지 MRI로만 진단이 되므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질환으로 생각된다.
허리 디스크라는 물질에 퇴행성 변화가 일찍 나타나 질환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 때문이다. 거창하게 치료를 받기보다는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당에 가거나 모임을 갖더라도 의자가 있는 곳이 좋으며, 집안에서도 바닥보다는 소파나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1시간에 한 번씩 쉬어가고, 싱크대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한다면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작은 의자에 양다리를 번갈아 올려놓으면서 일을 하면 허리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 보존적인 치료로 호전을 보이나 통증이 심하거나 자주 재발되면 신경성형술이라는 최신 치료가 있다. 수술에 가까운 비수술적 치료이며,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시술 후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거의 없다. 또한 치료 후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경성형술 후에는 반드시 허리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재활운동치료를 병행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경범(창원 the큰병원 원장)